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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시마야 슈트 3200벌, 재킷 10만원대로 돌아온 이유

휴면 슈트가 울 100% 캐주얼로 재탄생

Spec SheetMeasured
DeskJuwon
FormatVerified
Checked2026-10-09
StatusDesk verified

다카시마야가 7일, 고객에게서 거둬들인 휴면 슈트를 재생 원료로 만든 캐주얼 웨어 판매를 시작했다. 2025년 4월 매장에서 진행한 회수 캠페인으로 모인 양은 약 3200kg, 슈트 한 벌 무게로 환산하면 약 3200벌 분량이다. 겉감만 분리하면 되는 데님이나 캐시미어와 달리, 슈트는 심지와 어깨 패드 같은 부자재가 옷 안에 여러 겹 섞여 있어 의류 순환 사업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품목으로 꼽혀왔다. 다카시마야는 그 어려운 과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골랐다. 순환형 사회를 지향하는 자체 프로젝트 '데파토 데 루프'는 2021년 시작 이후 데님, 캐시미어, 거위털 이불, 화장품 용기 등을 거쳤는데, 이번이 처음으로 여러 소재가 뒤섞인 복합 의류에 도전한 사례다. 일본교점과 신주쿠점 팝업스토어를 포함해 전국 6개 점포에서 한꺼번에 선보이는 규모도, 재생 원료 비율과 완성품 가격을 구체적인 숫자로 공개한 방식도 함께 눈에 띈다. 고물상 도매업체가 손으로 분류하고, 방적업체가 실을 뽑고, 직물업체가 원단을 짜는 세 단계 협업까지 거쳤다는 점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수거·재판매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 가능한 공정으로 설계됐음을 보여준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에 나온 재생 원단은 울 100%이지만, 회수한 휴면 슈트에서 나온 원료 비율은 약 17%에 그친다. 나머지 83%는 버진 울을 섞어 강도와 촉감을 맞췄다. 오사카의 고물상 도매업체 히가시타니상점이 슈트를 한 벌씩 손으로 분류하고 재단한 뒤 반모기로 솜 상태로 되돌리고, 미타방적이 버진 울과 섞어 재생사로 뽑고, 미유키모직이 그 실을 원단으로 짰다. 이 세 공정을 거친 원단으로 이탈리아 등 수입 브랜드 다섯 곳, 발스타·벨위치·카모·자부스 알키비오·부지가힐과 협업해 블루종과 바지를 만들었다. 가격은 블루종이 10만 엔대 초반, 바지가 4만 엔대로, 재생 소재라는 이유만으로 저렴하게 파는 대신 디자인성과 기능성을 앞세운 브랜드와 묶어 패션 감도가 높은 소비자층을 겨냥했다. 담당 바이어는 실의 강도와 풍합을 고려해 지금 단계에서는 17%가 최적이라고 보고, 앞으로 혼합률을 높이면서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재활용 비율을 공개하고 그 비율이 왜 이 숫자인지 설명하는 방식 자체가, 비교 기준을 숨기지 않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슈트 재생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심지와 어깨 패드 같은 부자재는 따로 파쇄해 수지와 섞은 섬유 함유 펠렛으로 만들었고, 교토공예섬유대학과 조토테크노의 산학협력으로 이 펠렛을 3D 프린터 소재로 써서 이번 팝업스토어의 진열 기구와 옷걸이로 업사이클링했다. 일본교점과 신주쿠점을 포함해 전국 6개 점포에서 판매한다.

왜 지금인가

일본 패션 리유즈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1조 4100억 엔 규모로 커졌고, 일본 정부는 2026년 1월 순환 패션 촉진 행동 계획을 내놓으며 의류 순환 체계 구축을 정책 차원에서 밀고 있다. 데파토 데 루프는 2021년 6월 시작돼 그동안 데님, 캐시미어, 거위털 이불, 화장품 용기, 장난감까지 회수와 재제품화를 이어왔는데, 이 품목들은 대체로 단일 소재이거나 부자재가 적어 재활용 공정을 설계하기 비교적 수월한 축에 속한다. 슈트는 다르다. 겉감과 안감, 심지, 어깨 패드, 버튼까지 여러 소재가 한 옷에 뒤섞여 있어 분리와 재생이 까다롭고, 그래서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손대기 어려운 품목으로 남아 있었다. 다카시마야가 굳이 이 시점에 가장 어려운 품목을 골라 든 것은, 쉬운 소재부터 시작해 검증을 마친 순환 사업 모델을 이제는 더 어려운 영역으로 확장할 차례라는 신호로 읽힌다. 백화점이 오랜 세월 슈트를 팔아온 유통 채널이었던 만큼, 그 카테고리의 순환 책임을 스스로 지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재택근무 확산과 복장 규정 완화로 옷장에 잠들어 있는 정장이 늘어난 상황과도 맞물려, 소비자가 들고 올 재고가 쌓여 있다는 점도 이 시점을 뒷받침한다. 같은 품목을 다루는 다른 백화점이나 유통업체가 아직 많지 않은 지금, 복합 소재 재활용 기술력 자체가 차별화 지점이 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다음에 볼 것

지금 눈여겨볼 기준은 두 가지다. 첫째는 가격, 블루종 10만 엔대 초반과 바지 4만 엔대가 일반 울 캐주얼 아웃도어 가격대와 비교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재생 원료 17%라는 비율이 그 가격을 설명할 만한 근거가 되는지 소비자 스스로 따져볼 대목이다. 둘째는 혼합률이다. 담당 바이어가 직접 밝혔듯 지금의 17%는 강도와 촉감을 지키기 위한 현재의 최적값이고, 앞으로 이 비율을 얼마나 끌어올리면서도 품질을 유지하는지가 이 프로젝트의 다음 성과 지표가 된다. 판매 매장은 일본교점, 신주쿠점을 포함한 전국 6개 점포와 팝업스토어인데, 반응이 좋으면 취급 매장이 늘어날지, 협업 브랜드가 다섯 곳에서 더 늘어날지도 따라볼 부분이다. 부자재를 3D 프린터용 펠렛으로 바꿔 매장 진열 기구로 쓴 방식은 슈트 외의 다른 복합 소재 의류, 가방이나 신발처럼 부자재 비중이 높은 품목에도 같은 틀을 적용할 수 있을지 가늠해볼 실마리다. 데파토 데 루프가 데님과 캐시미어 다음으로 슈트라는 어려운 카테고리를 통과했다면, 다음 순서로 어떤 품목을 들고 나올지, 그리고 다른 백화점들이 비슷한 고가 순환 캐주얼 라인을 따라올지도 함께 지켜볼 지점이다. 재생 원료 비율과 가격, 매장 수까지 숫자로 비교할 수 있게 밝혀 둔 지금이, 이 프로젝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나아가는지 가늠할 기준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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