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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TIS는 왜 히트곡을 초반에 다 썼을까

K팝 공연 공식과 다른 CORTIS의 선택

Spec SheetMeasured
DeskJuwon
FormatVerified
Checked2026-09-17
StatusDesk verified

9월 4일 가나가와 피아 아레나 MM에서 열린 'CORTIS 재팬 투어' 첫날 공연 무대에는 소파와 대형 모니터만 놓여 있었다. 화려한 세트나 카메라 워크로 시선을 끄는 대신, 음악과 퍼포먼스만으로 객석을 붙잡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 선택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한 미니멀 무대 취향이 아니라, K팝 공연이 오랫동안 따라온 '점진적으로 열기를 끌어올려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 구성 공식과 정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데뷔 약 1년, 보유곡이 많지 않은 5인조 그룹이 히트곡을 아껴 쓰지 않고 공연 초반부터 연달아 투입한 것은, 레퍼토리의 절대량이 아니라 배치와 재구성의 밀도로 공연 전체를 완성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날 세트리스트는 1곡 'YOUNGCREATORCREW', 2곡 'FaSHioN', 3곡 'REDRED' 순으로 짜였다. 통상 K팝 공연에서는 VTR과 의상 체인지, 유닛 무대를 단계적으로 배치해 하나의 서사를 쌓고 후반부에 대표곡을 배치해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구성이 많다. CORTIS는 이 순서를 뒤집어, 강한 곡을 아끼지 않고 개막 직후부터 몰아쳤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같은 곡을 공연 중 여러 번 배치한 방식이다. 'What You Want'는 두 차례 등장했고, 'TNT'와 'ACAI'는 후반부에 다시 연주됐으며, 'GO!'는 리믹스 버전으로 재등장했다. 종반에는 오프닝을 장식했던 'YOUNGCREATORCREW', 'FaSHioN', 'REDRED'까지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랐다. 다만 이는 단순 반복이 아니었다. 편곡과 퍼포먼스, 곡과 곡을 잇는 방식을 매번 바꿔, 이미 들은 곡이 전혀 다른 표정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특히 'GO! (Remix)'처럼 편곡을 명확히 바꾼 트랙은 원곡을 아는 관객일수록 더 크게 반응할 만한 지점이었다. 보유곡이 적다는 조건을 약점으로 두지 않고, 하나의 곡을 몇 번이고 다시 요리하는 전략으로 바꿔 낸 셈이다. 여기에 5인 멤버 각자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의상 연출도 더해져, 통일된 콘셉트보다는 개별 캐릭터가 읽히는 방향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왜 지금인가

CORTIS는 데뷔한 지 약 1년 된 그룹이다. 앨범을 여러 장 낸 선배 그룹이라면 두 시간 안팎의 공연에 히트곡을 고르게 분산 배치할 여유가 있지만, 보유곡 자체가 많지 않은 신인 그룹에게는 이 방식이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이번 재팬 투어에서 확인된 구성은 그 제약을 감추는 대신 정면으로 다루는 쪽에 가깝다. 곡 수가 적으면 공연이 짧아지거나 늘어진다는 통념 대신, 같은 곡을 다른 편곡·다른 순서로 여러 번 배치해 밀도를 채우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는 선배 그룹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정립한 '서사형 클라이맥스 구성'을 그대로 따라가는 대신, 데뷔 초 그룹만이 낼 수 있는 즉각적인 몰입도를 우선한 결정으로 읽힌다. 일본은 K팝 그룹들의 투어 경쟁이 이미 촘촘하게 짜여 있는 시장이고, 그 안에서 신인 그룹이 존재감을 남기려면 화려한 규모의 무대보다 지금 가진 곡을 얼마나 강하게 들려주느냐가 더 직접적인 승부 지점이 된다. 소속사 입장에서도 아직 축적되지 않은 레퍼토리를 완성형처럼 포장하기보다, 진행형 단계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최대치를 뽑아내는 방식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화려한 서사 대신 음악과 퍼포먼스 자체의 밀도를 승부수로 삼은 셈이다.

다음에 볼 것

이번 투어가 다른 도시로 이어지는 동안 세트리스트가 얼마나 유지되거나 바뀌는지를 지켜볼 만하다. 오프닝부터 강한 곡을 몰아치는 구성이 공연장 규모나 관객 성향에 따라서도 그대로 유지되는지, 아니면 도시마다 다른 편곡·다른 순서로 변주되는지에 따라 이 전략이 일회성 선택인지 CORTIS 특유의 공연 문법으로 자리잡는지가 갈린다. 또 하나 지켜볼 지점은 다음 앨범이나 컴백 이후의 변화다. 보유곡이 늘어난 뒤에도 지금처럼 한 곡을 여러 번 재구성해 들려주는 방식을 유지할지, 아니면 다시 레퍼토리 양으로 승부하는 통상적 구성으로 돌아갈지에 따라 이번 투어가 '신인기의 임시방편'이었는지 '자기만의 공연 언어'였는지가 드러난다. 스타일링 역시 비슷하다. 통일된 콘셉트 대신 개별 캐릭터를 살리는 방향이 이번 한 번의 시도였는지, 앞으로의 화보나 다른 투어에서도 이어지는 기조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같은 곡, 같은 멤버라도 공연마다 어떻게 다르게 조립되는지를 비교해보면, 이 그룹이 지금 어떤 단계를 지나고 있는지 더 뚜렷하게 보일 것이다.

#CORTIS#BIGHIT MUSIC#JAPAN#YOUNGCREATORCREW#FaSHioN#RED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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