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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왜 지금인가다음에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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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14cm 뒤 20cm, 그라운즈의 힐 기준

중공 솔과 앞뒤 높이차로 본 그라운즈

Spec SheetMeasured
DeskJuwon
FormatVerified
Checked2026-10-12
StatusDesk verified

일본 신발 브랜드 GROUNDS(그라운즈)가 2027년 봄·여름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 브랜드가 매 시즌 주목받는 이유는 신발을 패션 소품이 아니라 공학적 구조물로 다루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솔 구조와 앞뒤 높이 수치 자체가 컬렉션의 핵심 메시지로 제시됐다. 2019년 디자이너 사카베 미키오가 3D 프린팅 기술로 신발을 만들기 시작한 이래, GROUNDS는 '얼마나 높은가'보다 '어떤 구조로 그 높이를 구현했는가'를 비교 기준으로 삼아 온 몇 안 되는 브랜드다. 이번 2027 S/S에서도 중공 솔 구조와 앞뒤 높이 차를 구체적인 수치로 명시한 두 개의 대표 모델을 통해, 하이힐이라는 익숙한 카테고리를 전혀 다른 제작 공정과 비교 기준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새 컬렉션을 지식이 포화된 시대에 미지의 영역으로부터 받는 초대를 질문하는 '초대(招き)'라는 테마로 묶은 것도, 매 시즌 같은 틀을 반복하지 않고 철학과 수치를 동시에 갱신해 온 브랜드의 작업 방식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뉴진스 같은 셀러브리티의 착용으로 화제를 모으며 성장해 온 만큼, 이번 신작이 제시한 구체적인 수치는 화제성 뒤에 어떤 기준이 있는지를 가늠해 볼 근거가 된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먼저 비교해야 할 지점은 솔 구조 자체다. 대표 모델 POTTER는 도구(道具)에서 영감을 받아 하이힐의 실루엣을 확장한 중공(中空) 솔 구조를 채택했다. 일반적인 하이힐은 통 굽이나 금속 심을 넣은 단일 구조로 하중을 지탱하지만, POTTER는 솔 내부를 비워 뼈대를 만든 뒤 그 위에 날카로운 토 형태를 얹었다. 같은 높이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통짜 성형이냐 중공 구조냐로 나뉜다는 점에서, 이번 모델은 기존 하이힐 제작 공정과 비교할 만한 명확한 기준점을 제공한다.

두 번째 모델 LONPIE는 비교 기준이 더 구체적이다. 일본 전통 신발 '코포리'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앞쪽 14cm, 뒤쪽 20cm라는 초과대 높이를 유지했다. 앞뒤 높이 차이가 6cm에 달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플랫폼 슈즈나 웨지 힐이 앞뒤 높이 차를 수평에 가깝게 설계해 착지 안정성을 우선하는 것과 정반대 방향의 설계다. GROUNDS는 이 불균형한 수치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전면에 내세우면서, '걷기 편한 신발'이 아니라 '구조 자체가 메시지인 신발'이라는 정체성을 다시 한번 못박았다. 두 모델 모두 브랜드가 내세우는 '리프그래비티' 콘셉트, 즉 중력과 인체의 관계를 재정의하겠다는 철학을 수치로 증명해 보이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왜 지금인가

GROUNDS가 이 시점에 이런 실험적 수치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브랜드의 확장 속도와 맞물려 있다. 2023년 하라주쿠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연 뒤, 불과 1년 만인 2024년 오사카와 우라하라주쿠로 매장을 늘렸다는 확장 속도 자체가 비교 대상이 된다. 설립 후 매장 하나를 안정시키는 데도 수년이 걸리는 일반적인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와 비교하면, GROUNDS의 확장 곡선은 뚜렷하게 가파르다. 이런 속도를 뒷받침한 것이 국내외 셀러브리티의 착용 효과였고, 그중에서도 뉴진스의 착용이 화제를 모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렸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컬렉션의 테마를 '초대(招き)'로 잡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지식과 정보가 포화 상태에 이른 지금, 미지의 영역으로부터 받는 초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는 설정은, 매 시즌 비슷한 실루엣을 반복하기보다 '이번엔 어떤 구조로 다르게 보여줄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브랜드의 작업 방식과 맞아떨어진다. 프리미엄 신발 시장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내세우는 브랜드가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GROUNDS가 매 시즌 서로 다른 전통 모티프와 수치 기준을 갖고 나오는 것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로 무엇을 비교 가능하게 만드는가'에 집중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다음에 볼 것

원문에 구체적인 출시일이나 가격 정보가 따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발표로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은 뚜렷하다. 우선 POTTER와 LONPIE 두 모델이 실제 매장에 들어왔을 때, 앞서 설명한 중공 솔 구조와 14cm·20cm 높이 차이가 실물에서도 동일하게 구현되는지가 1차 확인 대상이다. 3D 프린팅 기술을 쓰는 신발 브랜드일수록 발표 단계의 콘셉트와 양산 단계의 실물 사이에 차이가 생기기 쉬운데, GROUNDS는 그 간극을 얼마나 줄이느냐로 기술력을 증명해 온 브랜드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기준으로 지켜볼 만하다.

두 번째로 주목할 지점은 매장 확장 속도가 이번 시즌에도 이어지는지다. 2023년 하라주쿠, 2024년 오사카·우라하라주쿠로 이어진 확장 패턴을 감안하면, 2027 S/S 컬렉션 발표 이후 새로운 지역 매장 소식이 뒤따를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셀러브리티 착용이 브랜드 화제성의 핵심 동력이었던 만큼, 이번 신작을 누가 착용하고 어떤 맥락에서 다시 노출되는지도 비교 대상이 된다. '리프그래비티' 철학이 이번 시즌의 수치 실험에서 다음 시즌에는 어떤 방식으로 변주될지, 같은 철학을 매번 다른 신체 비율과 솔 구조로 풀어내는 브랜드의 작업 패턴이 앞으로도 유지되는지를 함께 지켜보면 좋다.

#GROUNDS
Repuse Lab · 2026-10-12 ·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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