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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왜 지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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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인티메이츠 첫 협업 상대, 왜 샌디 리앙이었나

속옷과 파자마로 다시 쓴 2000년대 소녀시절

Spec SheetMeasured
DeskJuwon
FormatVerified
Checked2026-08-27
StatusDesk verified

쿠쿠인티메이츠(Cou Cou Intimates)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 디자이너와 손을 잡았다. 상대는 뉴욕에서 '소녀다움의 디자이너'로 불리는 샌디 리앙(Sandy Liang)이다. 두 브랜드 모두 여성성과 소녀시절이라는 정서를 브랜드 정체성의 중심에 놓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협업은 놀라움보다는 예정된 만남에 가깝다. 다만 주목할 지점은 협업 상대의 유명세가 아니라 '조합 방식'이다 — 속옷 브랜드가 창립 후 처음으로 외부 협업을 택할 때 어떤 카테고리, 어떤 정서, 어떤 시절을 소환하는 디자이너를 고르느냐는 그 자체로 브랜드가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첫 협업'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번 컬렉션은 두 브랜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첫 번째 기준점이 된다. 두 창립자가 인터뷰에 응한 장소마저 대비를 이룬다는 점도 흥미롭다. 콜코드는 유럽 어딘가의 아름답게 낡은 건물에서, 리앙은 몽치치 인형이 놓인 자신의 사무실에서 접속했다는 디테일은 두 브랜드가 각기 다른 결의 '소녀시절'을 대변해왔음을 은연중에 보여준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컬렉션의 구체적 구성은 '요일별 속옷(Days of the Week underwear)'과 슬리퍼오버(밤샘 파티)를 겨냥한 파자마다. 개념 자체는 새롭지 않다 — 요일별 속옷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포맷이다. 그런데 이번 협업이 다른 지점은 이 익숙한 포맷을 '2000년대 우편주문 카탈로그' 미감으로 재구성했다는 데 있다. 즉 상품 카테고리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얹는 시대적 코드만 새 디자이너의 손을 빌려 바꾼 셈이다. 이는 두 사람이 인터뷰에서 밝힌 협업 계기와도 맞닿아 있다. 공통 친구 매들린(Madeleine)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집에 불이 난 것처럼" 죽이 잘 맞았다고 언급했고, 콜코드는 리앙의 작업을 두고 노스탤지어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놀이처럼 재해석하는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결국 이번 협업에서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무엇을 파느냐'가 아니라 '그 상품을 어떤 정서적 좌표 위에 놓느냐'이며, 이는 협업을 평가할 때 상품 스펙보다 정서적 포지셔닝을 먼저 비교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속옷 브랜드가 파자마까지 함께 내놓았다는 점도 비교 대상이다 — 침실이라는 하나의 공간, 하루의 시작과 끝이라는 하나의 시간대를 통째로 겨냥한 구성이기 때문이다. 리앙이 콜코드를 두고 "트램폴린을 가진 중학교 친구" 같다고 표현한 대목 역시, 이 협업이 브랜드 간 결합이 아니라 개인적 기억의 결합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왜 지금인가

이 협업이 나온 시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개학철을 앞둔 시기에 '새 학기 첫날 옷을 고르던 기억', '타겟(Target)에 가서 새 학기 준비물을 사재기하던 기억'을 소환하는 컬렉션이 나왔다는 것은 계절적 맥락과 정확히 맞물린다. 패션 업계에서는 몇 년째 2000년대 감성이 반복적으로 소환돼 왔고, 이번 협업 역시 그 흐름 위에 있다. 다만 차별점은 이 노스탤지어를 겨냥하는 방식이 겉모습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자란 세대의 내밀한 기억, 즉 원문이 표현한 "만성적으로 온라인에 접속해 있는 소녀들"의 감수성을 정조준한다는 데 있다. 두 브랜드 창립자 모두 스스로를 '소녀시절을 다루는 디자이너'로 정체화해왔다는 점도 시점 선택에 힘을 싣는다. 이미 각자의 팬덤에서 확립된 정서적 자산을 협업으로 합치면, 신규 고객 유입보다 기존 팬덤 간 교차 확산을 노리는 전략에 가깝다. 속옷과 파자마라는 카테고리를 골랐다는 점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외출복이 아니라 사적인 공간에서 소비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업은 '보여주기용 옷'이 아니라 '나 혼자 간직하는 소녀시절'을 판다는 메시지에 더 가깝다. 두 창립자가 친구의 소개로 만나 사적인 친분에서 협업까지 이어졌다는 서사 역시, 이 협업이 마케팅팀의 기획이 아니라 두 사람이 공유한 정서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협업 발표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냈다는 점 또한 비교해볼 만하다 — 룩북과 보도자료로 끝냈다면 상품 자체만 남았겠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그대로 공개함으로써 '왜 이 조합인가'라는 맥락까지 소비자에게 함께 전달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Girls#Maybe#Target#Intimates#Rose Colcord#Sandy Liang
Repuse Lab · 2026-08-27 ·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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