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더블·트리플, 무엇을 비교해야 하나
피렌체에서 매년 두 차례 열리는 남성복 박람회 피티 우오모(Pitti Uomo)가 이번 시즌 지목한 신발은 로퍼도 옥스퍼드도 아닌 몽크스트랩(monk strap)이다. 끈 대신 버클로 발등을 여미는 이 신발은 한때 격식 있는 자리에서만 꺼내던 품목이었지만, 이번엔 봄 시즌 캐주얼 코디까지 아우르는 만능 아이템으로 다시 호출됐다. 정작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유행 자체가 아니라, 같은 이름 아래 팔리는 제품들의 조건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이다. 버클 개수부터 판매 채널, 가격대까지 소비자가 실제로 견줘야 할 변수가 한둘이 아니다. 소규모 부티크에서 파는 한정판과 대형 백화점 편집숍에 걸린 기성품은 이름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상품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 기획에서는 그 비교축을 하나씩 짚어본다.
몽크스트랩의 핵심 변수는 버클 개수다. 끈을 묶는 대신 가죽 스트랩과 금속 버클로 발등을 고정하는 방식인데, 스트랩이 하나면 싱글, 두 개면 더블, 세 개까지 겹치면 트리플로 구분한다. 버클 수가 늘어날수록 신발의 인상은 격식에서 멀어지고 장식성이 강해진다는 게 이번 시즌 제안의 요지다. 싱글은 정장에 가까운 단정한 룩에, 더블·트리플은 캐주얼한 재킷이나 데님과 매치하는 쪽으로 소개됐다. 판매 채널도 갈린다. 에밀리오 귀도(Emilio Guido) 같은 소규모 부티크부터 해리 로슨(Harry Rosen), 홀트 르노프(Holt Renfrew), 노드스트롬(Nordstrom), 브라운스(Browns), 타운 슈즈(Town Shoes), 알도(Aldo)까지 백화점형 편집숍과 매스 브랜드가 나란히 언급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가격대는 730달러부터 1,168.23달러까지 확인되는데, 이 폭이 바로 브랜드·소재·제작 방식의 차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구간이다. 같은 몽크스트랩이라는 이름 아래 최저가와 최고가가 400달러 넘게 벌어진다는 건, 소비자가 "몽크스트랩을 산다"가 아니라 "어떤 조건의 몽크스트랩을 사는가"를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타이밍이 갖는 의미도 짚을 만하다. 피티 우오모는 매년 1월과 6월 두 차례 열리며, 그 시즌 발표는 통상 반년 뒤 소매 매장 진열에 반영되는 흐름을 만든다. 봄 신발 트렌드가 지금 거론되는 것도 이 주기와 맞물린다. 정장 구두의 대표 격인 옥스퍼드나 더비가 아니라 버클 방식의 몽크스트랩이 선택됐다는 것은, 남성 포멀웨어 시장이 여전히 "격식은 지키되 조이는 느낌은 줄이자"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끈을 묶고 풀 필요 없이 버클 하나로 여미고 벗을 수 있다는 실용성은 정장화이면서도 캐주얼 수요를 흡수하는 지점이다. 판매처가 소규모 부티크부터 대형 백화점 체인까지 고르게 걸쳐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정 하이엔드 편집숍만의 취향이 아니라, 알도 같은 매스 채널까지 동시에 이 품목을 들여놓았다는 건 수요가 가격대별로 폭넓게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격식 있는 자리와 데일리 코디 양쪽에서 동시에 소구되는 아이템이 흔치 않다는 점에서, 몽크스트랩이 이번 시즌 여러 채널에 걸쳐 동시에 언급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구매를 고려한다면 확인할 축은 명확하다. 첫째는 버클 개수에 따른 착장 목적이다. 정장·오피스룩이 목적이면 싱글, 캐주얼 매치가 목적이면 더블·트리플 쪽이 이번 제안의 기준에 맞는다. 둘째는 판매처별 가격 편차다. 730달러, 895달러, 1,168.23달러까지 확인된 가격대는 브랜드·소재·생산지에 따라 갈리므로, 같은 이름의 신발이라도 부티크 상품과 백화점 편집숍 상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야 실제 조건 차이가 드러난다. 셋째는 판매 채널 접근성이다. 에밀리오 귀도처럼 소규모 부티크 전용 라인은 온라인 접근이 제한적일 수 있는 반면, 노드스트롬·알도처럼 전국 매장망을 갖춘 채널은 사이즈·재고 확인이 상대적으로 쉽다. 이번 시즌 제안이 특정 브랜드 하나를 밀어주는 방식이 아니라 버클 수·가격·채널이라는 세 축을 나란히 펼쳐놓았다는 점에서, 다음으로 볼 것은 "몽크스트랩이 뜬다"는 결론이 아니라 이 세 조건을 자신의 착장 목적에 맞춰 어떻게 조합하느냐다.